지난 4일(화) 성낙인 총장 퇴진 요구와 시흥캠퍼스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전체학생총회(총회)가 중앙도서관(62동)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는 △의안 1 성낙인 총장 퇴진 요구의 건 △의안 2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기조 유지의 건 △의안 3 요구안 실현을 위한 행동방안 결정의 건 등을 다뤘으며 의장은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조소과·11)이 맡았다. 총회는 7시 10분경 1,751명으로 정족수를 넘겨 성사됐으며 의안 1은 찬성 2,001표로, 의안 2는 찬성 1,120표로 의결됐다. 의안 3에서는 행정관 점거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으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고, 득표 2위인 동맹휴업의 표수보다 득표 3위인 천막 농성 유지의 표수와 무효표의 합이 커 결선투표에 돌입하지 못한 채 투표는 무효가 됐다. 이에 총운영위원회(총운위)를 구성하는 각 단과대 학생회장단은 총회를 지속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재투표 없이 폐회를 결정하고 5일 제22차 총운위에서 행동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의안으로는 성 총장 퇴진 요구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이 의안은 성 총장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밀실 체결 △행정관 무력 침탈 △비학생조교 해고 문제 및 기간제법 위반 △『대학신문』 편집권 개입 정황의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찬성 지지 발언자로 나선 황운중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자유전공학부·14)은 “5,000명의 재학생과 1,600여 명의 졸업생들이 총장 퇴진 서명에 참여했다”며 “사태의 책임자인 성 총장이 반드시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지지 발언은 신청자가 없어 진행되지 않았다. 표결 결과 전체 2,083명 중 찬성 2,001표, 반대 9표, 기권 26표로 해당 안건은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찬성으로 의결됐다.

이어 두 번째 의안으로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기조 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의안에 대해 학생사회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해왔다. 총회 당일에도 의안 2에 대해 찬반을 주장하는 학생대표들이 지지를 호소했다. 찬성 발언을 맡은 윤민정 본부점거본부장(정치외교학부·15)은 “실시협약 철회 기조를 포기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본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기조 유지를 주장했다. 이에 한음반 이범휘 학생회장(인류학과·15)은 “실시협약 철회 주장은 분명 정당하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며 반대표를 던질 것을 호소했다. 표결 결과 전체 1,989명 중 찬성 1,120표, 반대 680표, 기권 102표로 현 실시협약 철회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세 번째 의안으로는 요구안 실현을 위한 행동방안이 논의됐으며 선택 가능한 방안으로는 △행정관 점거 △천막 농성 유지 △동맹 휴업이 제시됐다. 행정관 점거의 지지 발언자로 나선 강유진 사회대 학생회장(경제학부·13)은 “행정관 점거야말로 학생사회의 가장 강력한 투쟁 수단”이라며 행정관 점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한편 동맹휴업의 지지 발언을 맡은 도정근 자연대 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은 “동맹휴업이 합법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행정관 점거는 무력충돌과 학내 여론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막 농성 유지의 지지 발언은 지원자가 없어 진행되지 않았다.

발언 이후 세 가지 행동방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으나 세칙 상의 문제로 투표는 무효가 됐다. 표결 결과는 전체 1,884명 중 행정관 점거 613표, 천막 농성 유지 359표, 동맹휴업 523표, 기권 188표였다. 그러나 총회 회의운영 시행세칙 제12조 8항은 ‘기권을 포함 네 개 이상의 안을 놓고 투표해 과반수를 득표한 안이 없을 때 무효표와 3위 득표수의 합이 2위 득표수의 합보다 클 경우 투표를 무효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해당 투표는 무효가 됐다.

그러나 당시 장내 상황이 매우 혼잡해 재투표를 진행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출입통제를 해제하면 현실적으로 정족수를 유지하기 힘들고 무단으로 퇴장하는 학생들이 많아 재적인원을 파악할 수 없어서 더는 총회를 진행하기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총운위 위원들을 소집해 의사조정위원회(의조위)를 열었다. 위원들 사이에서 재투표 여부를 놓고 표결한 결과 15인 중 찬성 6인, 반대 9인으로 재투표는 진행하지 않고 행동방안은 다음날 총운위에서 의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세 가지 행동방안 중 행정관 점거는 이대로 총회를 폐회하면 실현할 수 없는 방안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총운위 위원들은 행정관 점거를 결행할지를 두고 다시 표결했으나 15인 중 찬성 4인, 반대 11인으로 부결됐고 결국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이 총회 폐회를 선언했다. 이러한 의조위의 결정에 대해서 학생사회에서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정유진 기자 tukatuka1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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