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학생조교의 고용 안정화를 골자로 하는 대학노조의 최종 결의안이 지난 12일(수) 열린 대학노조와 본부 간 5차 본교섭에서 제출됐다. 본교섭에서 대학노조는 현재 교원 신분으로 등록된 비학생조교를 직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에 대한 협상안으로 2가지를 제시했다. 1안은 고용형태를 총장발령으로 유지하되 임금 삭감을 비롯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고, 2안은 기관장 발령으로 고용형태를 바꾸는 대신 이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중심이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비학생조교 고용 문제를 노조원들로부터 직접 듣는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비학생조교 고용 안정화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12월 23일 비학생조교 전원의 정년 보장이 구두 합의되며 일시적으로 완화됐고 올해 2월까지의 본교섭에서 관련 협의가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본부가 계약기간이 만료된 비학생조교 33인에 대한 임시 해고를 통보하며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대학노조 송호현 사무국장은 “본부는 계약기간이 만료됐기에 업무를 줄 수 없고, 담당하는 업무가 없는 만큼 급여 역시 없다면서도 해고는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본부의 입장에 대학노조는 지난달 2일부터 9일까지 우정원(153동) 농성을 진행했으며 정문과 후문, 학생회관(63동)과 제3식당(75-1동) 앞에서 비학생조교 고용안정화를 촉구하는 피켓팅으로 대응하기도 했다.(『대학신문』 3월 6일 자)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5차 본교섭이 3월 말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7일 재학생-졸업생 공동행동과 4월 전체학생총회로 인해 연기됐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자연대(25-1동)에서 대학노조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이들의 의사를 성낙인 총장에게 직접 전했다. 유 의원은 간담회에서 “이미 고용 문제에 관한 합의가 다 된 것으로 알고 있어 다시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문제의 해결과정에 책임감을 갖고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비학생조교는 기형적인 고용형태를 지적하며 고충을 토로하고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송혜련 교육부장은 “본부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내가 몸담은 직장에 돌아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인 상황”이라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성 총장은 유 의원과의 면담에서 요구 수용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노조 홍성민 위원장은 “면담에 참여했던 유 의원의 비서를 통해 성 총장이 다른 무기계약직 근로자들 역시 잇따라 처우 개선을 요구할 상황이 예상돼 이를 수용하기 어려움을 밝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비학생조교 고용문제에 관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5차 본교섭을 통해 전해진 대학노조의 최종 결의안에 대한 본부의 입장은 오는 19일 전달될 예정이다. 교무처 윤원익 행정관은 “이번 최종 요구안은 지금까지 구두로만 전달됐던 요구사항이 최초로 문서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본부에서 이를 신중히 검토해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호현 사무국장은 “제시된 최종 요구안 중 한 가지를 수용, 양안 결합, 양안 모두 거부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본부가 비학생조교의 요구를 신중히 검토해 바람직한 판단을 내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학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랜 시간 이들과 함께해 온 학생단체 ‘빗소리’ 김찬우 공동대표(컴퓨터공학부·14) 역시 “작년 봄부터 계속된 비학생조교의 투쟁은 더없이 정당하다”며 “수많은 학교 구성원들이 투쟁에 지지를 표했고 비학생조교 역시 학교의 요구를 반영한 안을 제시한 만큼 한 발 물러서 협의에 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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