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월) 오후 6시 행정관(60동) 앞에서 성낙인 총장 퇴진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는 ‘5.1 서울대인 총궐기’(총궐기)가 열렸다. 총궐기에는 약 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했으며 행정관 앞과 학생회관(63동), 행정관 우체국 앞에는 본부 재점거를 막기 위해 40여 명의 직원들이 대기했다. 집회가 끝난 뒤 오후 7시 30분경 학생들은 행동방안으로 행정관 재점거를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학생들은 행정관 2층 복도를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7일(목) ‘성낙인 총장 퇴진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특별책대위원회’(특대위) 소속 학생 20여 명은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행정관 1층 로비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총궐기 당일 농성에 참여한 학생들은 건강 악화와 시험 응시를 이유로 교대를 요청했으나 오전 11시경 전창후 학생처장(식품생산과학부)은 이를 거부하며 농성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오후 3시 30분경 본부는 직원과 청원경찰을 동원해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행정관 입구를 봉쇄했다. 이에 총학생회(총학)는 총궐기를 진행하기 전 오후 5시 행정관 앞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본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1일(월) '서울대인 총궐기'에서 학생들이 행정관(60동)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후 행진하고 있다.

1일 열린 총궐기는 중앙 몸짓동아리 ‘골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당일 강제로 해산된 점거 농성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발언으로 진행됐다. 점거 농성에 참가했던 김수환 씨(경제학부·17)는 “오전 9시경 점거 농성장으로 내려온 학생처장은 무조건 퇴거를 요구했다”며 “점거를 이어나가려는 학우들이 무차별적으로 직원들의 손에 들려 내팽개쳐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는 대학본부의 칼날이 농성을 한 18명의 학우에게 향했지만 이제 누구에게 향할지 모른다”며 함께 투쟁에 참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문대 연석회의 김희지 의장(철학과·15)은 “학우 2,000명을 모아 점거했지만 돌아온 것은 징계와 학생 사찰, 탄압이었다”며 “학생들에게 사과 없이 기자회견만을 진행하는 총장은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가 마무리 된 후 오후 8시경 학생들은 재점거를 위해 사다리를 이용해 2층에 위치한 기자실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사다리 사용을 막으려는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다리를 사용해 2층 기자실 창문 앞으로 접근한 학생들은 망치로 창문을 부순 후 행정관 내부 복도로 진입했다. 당시 현장에는 본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악산 지구대 경찰들도 있었다. 경찰들은 “유리창을 부수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며 경고했지만 진입은 계속해서 이뤄졌다. 그러나 본부가 학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행정관 1층 로비로 이어지는 문에 철판을 덧대어 로비로의 추가 진입은 없었다. 기자실로 가는 진입로가 뚫린 뒤 오후 8시 40분경 자하연 방면에 있는 출입구도 열렸으며 입구로 진입하려는 학생들과 본부 직원들과의 대치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오후 11시경 학생과 직원들 간 대치는 해소됐지만 몇몇 직원들은 자리를 지키며 점거 농성장에 전력을 공급하려는 학생들을 저지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2층 기자실 창문을 통해 행정관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자하연 쪽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학생들과 직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한편 총궐기 이후 진행된 기습 점거에 대해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스누라이프에 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지난번 전체학생총회에서 분명히 본부점거안이 부결됐는데 어떻게 다시 점거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총학이 졸속으로 추진한 이번 점거는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작성자는 “폭력 행위가 오히려 협상의 폭을 좁히는 효과를 낳는다”며 점거를 통한 투쟁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윤미강 기자 applesour@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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