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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대학문학상 전체 심사평

기사승인 2017.12.03  05: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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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심사평

응모작 22편(응모자 17명) 가운데 당선작을 고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예년보다 많은 작품들이 들어왔지만, 당선작으로 심사위원들이 결정한 두 편이 소설의 완성도에서 다른 응모작보다 조금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KID A」는 전형적인 성장소설이다. 젊음(맹목)이 성숙(통찰)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젊음이란 늙음을 거부하는 데 그 본질이 있다. 그것은 기성세대처럼 살지 않겠다는 저항의 정신을 의미한다. 그러나 누구나 늙는 법이라 젊음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럴 때 어떻게 하겠는가. 자살은 참 손쉬운 해결법이다. 또 다른 해결법은 늙은 게 아니라 낡은 것이라고, 오래된 젊음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반만큼 감겨 있다’가 아니라 ‘반만큼 뜨였다’라고 말하는 것, 불완전하게 입술을 벌린 채 살아가는 나를 긍정하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통찰(성숙)이라 부른다. 「KID A」는 낡았지만 늙지는 않은, 성장소설의 틀과 대중문화에 기대어 그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국화분재」는 “철사로 줄기를 이리저리 비틀어놓고는 말도 제대로 안 들으면 가차 없이 잘라 버”리는 국화분재를 현실의 상징으로 읽고 그에 대한 저항을 드러낸 소설이다. ‘국 선생’이라는 인물의 성격이 모호하긴 하지만, 사물의 성질을 통해 사회상을 드러내는 솜씨가 교묘하기에 가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 외에도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소설이 몇 편 있었다. 그러나「반수」「비둘기의 집」 「화성 거북이」의 기발한 상상력은 현실적인 통찰력으로 내려앉지 못했으며, 「사물들」 「캐리어에는 젖은 옷이 들어있다고 한다」의 서술 기법은 흥미로웠지만 이야기로 완성되지 못했다. 당선작이 되지는 못했지만, 끊임없이 소설로 세상과 대화하기를 시도한다면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김종욱 교수(국어국문학과)
윤대석 교수(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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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심사평

작년에 워낙 적은 인원이 투고해선지, 상대적으로 올해에는 32명이 시 부문에 몰렸다. 풍성하다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어쨌건 긍정적인 신호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양적인 증대와는 별개로, 한눈에 들 만한 수작은 쉽사리 발견되지 않았다. 터져 나오는 내면 정서의 무분별한 방출에 머문 경우나 스스로도 책임지지 못할 정도의 생경한 시어나 이미지들을 남발하는 경우, 그리고 때론 요설적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의미 없는 구절들의 남용 등이 자주 목격되는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젊은 패기도 좋겠지만, 시는 언어 예술이라는 기본에 우선 충실하고 볼 일이다. 깊이 있는 주제 탐구와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참신한 발상법, 구조에 대한 인식 등이 더해진다면 더욱 좋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발상 면에서 단조로움을 면하지 못한 감이 있다. 무조건 스케일이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소재나 주제 면에서 본다면 소품 정도로 처리될 작품이 다수였다. 시가 길어지면 길어지는 만큼의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표현을 얻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다가 길어진 경우라면 그건 시로서는 일단 불합격이다. 인문학 전반에 대한 철저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아쉬운 경우가 많았고, 자신만의 발성과 표현을 찾기 위한 치열한 고뇌의 시간이 부족해보인 점이 눈에 들어왔다.

이러다보니 심사위원들로서도 작품 고르기가 다소 애매했다. 먼저 뜻을 모은 것은 한 작품만 잘 처리된 경우보다는 투고작들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일정 정도 이상의 수준을 보이는 경우를 우선 고려하자는 것이었다. 한 두 작품에 자신의 전부를 쏟아 부을 수 있는 열정도 중요하지만, 개별 투고작들의 완성도가 들쭉날쭉한 경우라면 오히려 후자 쪽이 좀 더 가능성 면에서 열려 있다는 판단이 앞섰다.

‘좌석버스’가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 경우 동일 투고자의 투고작 5편이 비교적 수준이 고른 편이었다.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마주치는 상황과 사건 들 속에서 인생이 지닌 한 단면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발견해보려 했던, 얼핏 단순하지만 사려 깊은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단 이 경우는 고작들이 전체적으로 구조적인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여운의 묘미를 비교적 충실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되었다.

이외에도 몇몇 작품들이 선정 과정에서 진지하게 거론되었다. ‘말린 대추와 시계추와 국화꽃’의 경우에는 절실함과 진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발상 형식이 단조롭고 언어를 좀 더 축약하고 갈무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튼 입술’의 경우 발상의 유연함이나 이미지의 변주 솜씨 등은 수준급이었다. 다만 같이 제출한 작품이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미지나 주제 면에서 모호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사막열차’ 또한 나머지 작품들이 받혀주지 못한 경우다. 근원적인 갈망과 그리움의 세계를 그리려는 의도가 엿보였던 이 작품은 비교적 공감할 수 있었으나 그 외의 작품들은 조금 안일하게 처리된 느낌을 주어서 아쉽다.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인사와 더불어 보다 나은 시 쓰기를 위한 격려의 의미가, 나머지 투고자들에게는 꾸준한 습작에 대한 동기 부여의 의미가 되었기를 바란다.

봉준수 교수(영어영문학과)
김유중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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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문학평론 부문 심사평

영화·문학 평론 부문에 모두 다섯 편의 영화평론과 한 편의 문학평론이 출품됐다. 대체로 아쉽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대부분 주제 혹은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제비평과 캐릭터비평은 영화와 소설과 연극 그리고 심지어 TV드라마도 하나의 이야기로 환원해버림으로써 그들 간의 다름 즉 각 예술분야의 고유한 역량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예술비평은 각 예술분야가 지닌 고유의 재료와 장치에 대한 애정과 안목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일상 속 웅크린 비극의 숨결-구스 반 산트(Gus van Sant)의 <엘리펀트(Elephant)>(2003)를 보고」가 가장 눈에 띄었다. 영화는 숏의 결합 및 배열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글이며, 그 결합과 배열의 특수성으로부터 <엘리펀트>라는 영화의 독창성을 거론하는 접근방식이 좋았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이런 논의는 이 영화의 개봉 당시에도 어느 정도 이뤄졌으며, 당시의 논의를 뛰어넘는 통찰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접근법이 지닌 미덕과 성실한 글쓰기의 태도를 존중해 이 글을 우수작으로 뽑았다.

마찬가지 이유로 「기형도와 앙장브망」도 호감을 줬다. 행갈이의 특별한 방식이라는 시적 형식의 한 요소에 주목해 한 시인의 세계에 접근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앙장브망’의 방식이 얼마나 보편적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고, 세부 논의에서의 비약도 몇 군데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 접근법을 더욱 심화시켜 더 좋은 평론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 글을 가작으로 뽑았다.

응모작 중엔 「영화 없이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는」이 마음을 끌었다. 치열한 태도와 숙고의 자취가 새겨진 독자적 영화론이었고, 문장도 단정했다. 하지만 일반화하기엔 군데군데 비약이 많았다. 이 필자가 특정 영화 혹은 감독에 집중해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주제비평 중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영화 <Dark Knight> 평론」이 힘 있는 문장과 개성적 발상이 가장 매력적이었지만, 앞서 말한 접근법의 한계란 점 때문에 끝내 당선작으로 뽑지 못했다. 하지만 좋은 필력의 소유자라는 점은 의심할 수 없다.

허문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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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시나리오 부문 심사평

이번 대학문학상 희곡 시나리오 부문에는 모두 다섯 작품이 응모됐다. 희곡이 2편, 시나리오가 3편으로 예년에 비해 많은 수의 작품이 투고됐고, 특히 희곡보다 시나리오가 많은 점을 보아 요즘의 영상 드라마에 대한 많은 관심이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모름지기 드라마 장르의 핵심은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응모한 다섯 작품 모두 나름대로는 갈등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는 볼 수 있다. 먼저 희곡 「상자」는 리얼리즘 무대보다는 상징주의적 무대를 상정하고 아들을 찾는 어머니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하지만 극적 상황이 인위적이어서 극적 리얼리티를 찾기가 힘들고 사건 진행에 공감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다음으로 「신 청춘예찬」은 자살을 결심하고 한 오피스텔에 모인 4인의 기억을 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의 청춘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극적 사건이 각자의 기억을 재현하는 데에 그쳐 지금 현재의 사건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연성이 부족했다.

시나리오 세 편은 모두 영상 이미지를 통해 사건을 진행시키는 영화적 문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라이언 고슬링 따라잡기」는 좋아하는 여자 친구의 이상형이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영화배우임을 알고, 그녀의 관심을 사기 위해 남자 주인공이 라이언 고슬링의 이미지를 닮으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그녀가 만나는 다른 남자 친구는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 선우와 여름, 은희 사이에 아무 사건이 발전하지 않고 단지 선우가 라이언 고슬링 따라잡기에만 애쓰다가 말았다는 점에서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고 말았다. 「사랑할 시간」은 나름대로의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형식적 구도를 지니고 있다. 남자 주인공 병호가 4년 만에 여자 친구 하윤을 사귀게 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였지만, 병호는 이미 미국에 취직이 되어 곧 한국을 떠나게 돼 어쩔 수 없이 이별한다. 5년 후에 미국에서 돌아온 병호와 하윤은 광화문 근처에서 우연히 서로 마주치지만 하윤의 옆에는 새로운 남자친구가 있고, 하윤과 병호는 서로 모른 채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엔딩을 맺는다. 이 작품은 젊은 남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담히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개연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지만, 내용의 면에서는 신선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익숙한 텔레비전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 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많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팩트」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영화의 영상 미학을 나름대로 구현하면서 사건을 진행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몽타주 기법과 다양한 숏을 통해 영상의 상징성과 사건 진행의 복선도 적절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카메라 워크도 잘 짜여 있다. 촉망받는 작가 하은과 그녀를 인터뷰하는 기자 지훈과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이 각각 상처로 지녀온 성폭력의 문제가 노출된다는 내용은 민감한 대학 내의 성문제를 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하지만 결말 부분의 인권센터의 ‘상담실’에서 하은과 지훈이 마주앉아 대화를 나눈다는 상황이 굳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하은이 지훈에게 팩트를 밝힌 후에 돌연 글을 안 쓰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응모한 모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아쉬움은 이웃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고민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대학생다운 패기와 치열한 문제의식이 먼저 전제돼야만 작품의 완성도가 배가될 것이다. 내년에는 더욱 많은 응모작을 기대한다.

양승국 교수(국어국문학과 및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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