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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에서 실험동물로 식용견 이용해 논란, 실험동물 관리 실태 지적돼

기사승인 2017.12.02  23: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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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가 식용견을 실험동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실험동물 공급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이병천 교수(수의학과) 연구실에 반입된 실험견이 식약처에 등록된 실험동물 공급기관이 아닌 일반 개 농장에서 공급됐다”며 실험견 반입의 적법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비구협은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수의대 우희종 학장(수의학과)과 이병천 교수에게 해당 의문에 대한 공개 답변을 요구했으나 수의대와 본부는 이에 응하지 않은 상태다. 『대학신문』이 취재한 결과 이병천 교수가 법이나 규정을 위반하진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번 사건이 실험동물 공급관리의 맹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비구협 유영재 대표는 지난달 7일 수의생물자원연구동(85-1동) 앞에서 실험에 쓰일 도사견을 운반하는 트럭을 목격했다. 도사견은 일본 도사 지방의 한 품종으로 본래 투견용으로 교배됐으나 현재는 덩치가 크고 사육이 쉬워 주로 식용견으로 생산되고 있다. 유 대표는 트럭 운전사와 나눈 대화 상황을 녹화해 온라인에 게시하고 반입된 실험견의 출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실험기관은 현행법상 식약처에 등록된 공급기관에서만 실험동물을 들여올 수 있는데, 도사견을 사육하는 공급 기관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실험견을 개 농장에서 임의로 공급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병천 교수가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천 교수가 실험견을 공급받은 곳은 ‘금성농장’으로, 이곳은 식약처에 등록되지 않은 동물사육업체다. 그러나 이병천 교수의 연구시설은 유 대표가 언급한 현행법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실험동물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실험동물법은 연구·교육 목적 외에 상업적 목적의 실험에 필요한 동물과 그 동물실험시설의 관리 등에 한해 적용되는 법으로, 순수 기초연구나 교육실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병천 교수의 연구시설은 실험동물법에 따라 등록된 생산시설에서 동물을 공급받아야 하는 규정과 무관하며 법을 위반한 사실도 없다.

비구협과 카라는 이병천 교수의 실험이 동물실험윤리위원회(동실위)의 심의 승인을 취득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으나 동실위는 해당 실험을 승인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서울대 동실위 규정’ 제8조에 따르면, 동물실험을 하고자 하는 모든 연구자는 위원회에 동물실험승인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이병천 교수의 연구 역시 동실위의 심의와 승인을 거쳐 진행됐다. 박재학 동실위 위원장(수의학과)은 “동물실험의 종류와 목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연구자의 요구에 따라 실험동물의 출처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며 “등록된 실험동물공급기관에서는 이병천 교수가 필요로 하는 많은 수의 실험용 대형견을 취급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금성농장에서의 공급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험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보건·위생 상태가 검증되지 않은 환경에서 사육된 동물이 실험동물로 쓰여도 좋은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유영재 대표는 “대다수의 개 농장이 열악한 환경에서 개를 사육하는 등 동물의 생명을 소중히 다루지 않는다”며 “개 농장에서 실험동물을 공급받은 것은 동물실험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우희종 학장은 “수의대는 동물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곳으로서, 생명존중과 동물복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며 “실험과정에서 최소한의 절차를 지켰다는 주장은 빈약한 답변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자로서 이병천 교수가 당시 행한 선택은 이해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제도적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동실위는 동물실험윤리 준수 차원에서 등록된 실험동물공급기관과 같이 적절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사육된 실험동물을 공급받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보호법’과 실험동물법, 그리고 동실위가 발간한 ‘윤리적인 동물실험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순수 연구기관의 실험동물 공급에 관한 규정이 없어 연구자에게 위 사항을 제도적으로 강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동실위는 “동물보호법에서 실험동물의 생산과 판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 동물실험을 윤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며 “향후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실험동물 등 연구에 필요한 동물의 관리방안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k0415mj@snu.ac.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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