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대학생에게 전자기기는 사실상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대학에는 오로지 수필(手筆)로만 참여하기 어려운 수업이 다수 존재하고, 온라인 자료탐색과 전자문서작업이 대학수업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제공하는 「대학생의 미디어 이용 형태」(하형석, 2015)에 따르면, 대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1년 58.7%에서 2014년 98.8%로 증가했으며, 노트북은 2014년 기준 대학생의 25.3%가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대학생이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학수업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전자기기 사용률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상술한 내용과 연관된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수필이 요구되거나 서면작성이 더욱 유용한 수업이 아닐 경우 서울대의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필기 및 정보검색을 위해 대부분 전자기기를 사용한다. 문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식 전자기기의 배터리 지속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노트북의 경우, 사용방식에 따라 편차가 있겠으나 3시간 강의를 수강하면 대부분 절반 혹은 그 이하 수준으로 배터리 잔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수업을 연속으로 듣거나 노화된 제품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기기가 방전되지 않도록 충전하면서 수업에 참여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일부 강의실에는 충전을 위한 콘센트가 충분히 설치돼있지 않다. 좌석별로 콘센트가 설치되어 전자기기 충전이 수월한 곳이 있지만, 콘센트가 10개 미만이거나 아예 없는 강의실도 존재한다. 후자의 경우처럼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학생 수보다 콘센트가 턱없이 부족할 경우, 좌석 경쟁을 하거나 직접 멀티탭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콘센트 수가 충분함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거나 ‘플로어(바닥) 콘센트’가 잠겨있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위와 같은 환경에서 대부분의 학생은 전자기기 사용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학습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전기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4가지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고정멀티탭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동식 탁상이 비치돼 있거나 해당 건물구조의 특성상 콘센트 증설이 불가능한 경우, 고정된 형태(절도방지용)의 멀티탭을 설치하는 것이다. 둘째, 플로어 콘센트의 개방이다. 플로어 콘센트 잠금장치를 풀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셋째, 콘센트의 확충이다. 고정식 탁상이 설치된 강의실에는 배선작업을 통해 좌석별로 콘센트를 비치할 수 있다. 또한 추가적인 배선이 가능한 건물이라면 벽면 콘센트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충전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건물에 콘센트가 충분히 설치돼 있더라도 좌석에 고정돼 있거나 바로 옆에 있는 경우도 많아, 좌석을 사용할 의사가 없음에도 충전을 위해 공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해 충전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만든다면 건물 내 공간낭비가 줄어들고 학생들은 공강을 비롯한 개인 휴식시간을 보다 편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교의 학습방식과 수업의 특성상 전자기기가 필수적임을 고려한다면 콘센트 확충은 시급한 과제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자기기 사용에 불편을 겪지 않고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학내 활동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일부 건물 및 강의실 내 콘센트가 현저히 부족한 현 상태를 직시하고 이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최정훈
정치외교학부·14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