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연합회(동연) 전 회장 유수호 씨(물리·천문학부·16)가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공식 단체 계정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자진 사퇴했다. 이후 차기 동연 회장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가 진행됐지만, 득표율이 전체의 50%를 넘기지 못해 단독 출마했던 「상식」 선본은 낙선했다. 이에 따라 동연은 재선거 후 차기 동연 회장 임기가 시작하는 12월 전까지 계속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동연 전 회장 유수호 씨는 동연 공식 단체 계정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난 6월 24일 스누라이프는 당시 동연 유수호 회장이 동연의 공식 스누라이프 계정을 이용해 익명으로 작성한 19개 댓글을 공개했다. 해당 댓글 중에는 총학생회를 비판하고, 동연 회장의 활동을 옹호하는 내용도 있었다. 댓글 내용이 공개된 이후, 일각에선 댓글 조작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유수호 씨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자 결국 동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유수호 씨는 “성소수자에 관한 댓글을 다는 과정에서 여성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 있었다”며 “인권을 외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동연 회장 사퇴 이후 보궐선거가 치러졌지만 단독출마한 선본이 낙선하면서 동연은 비대위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보궐선거엔 전현균 씨(지구환경과학부·12)가 「상식」 선본으로 단독 출마했지만, 무효표와 반대표가 대거 나오면서 찬성표 50%를 넘기진 못했다. 8월 10일(금) 공고된 보궐선거 결과에 따르면, 찬성표는 과반에 미치지 못했고, 무효표와 반대표는 20%가 넘었다. 그중 무효표는 24%에 이르렀으며, 이는 대부분 투표용지가 봉인되지 않은 채로 전달된 표들이었다. 동연 김다민 비대위원장(조선해양공학과·16)은 “방학 중이다 보니 투표 봉투를 동아리 대표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했다”며 “투표방법을 공지했음은 물론,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투표했었는데도 미 봉인된 투표용지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선거 결과엔 수도전 개최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수도전 개최에 대한 의견 차이가 반대표 20%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현균 씨는 동연 회장 선거기간 전에 스누라이프를 통해 수도전 개최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동연 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전 씨의 이러한 행동이 사전선거 운동이라며 경고 징계를 내렸고, 학생들이 페이스북 등에서 이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현균 씨는 “예산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동아리소개제(동소제)와 수도전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수도전 개최를 반대했다”며 “수도전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 동연은 비대위 체제로 동소제와 수도전을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당장 9월 둘째 주로 예정된 동소제 준비부터 순탄치 않아 보인다. 김다민 비대위원장은 “동연장이 사퇴하면서 집행력이 부족해 이번 학기 처음 동소제 기획단을 모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도전 등의 사업을 진행하느라 예산이 부족하지만 참가 동아리로부터 참가비를 받아서라도 동소제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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