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제61대 총학생회 선거가 오늘(19일) 마무리된다. 단과대 선거와 총장재선출 과정이 함께 진행된 데다가, 준비 과정에서의 착오로 선거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해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또 양측의 공방이 과열돼 그 어느 때보다 갈등과 폭로, 잡음도 많았던 선거였다. 이제 곧 과정이 마무리되고 당선자가 결정되겠지만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당선자를 비롯한 두 선거운동본부(선본)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저지른 과오를 반성하며 학생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선본이 제시한 정책을 보면 준비가 미흡했던 점이 우선 드러난다. 「NOW」의 경우 공대 외부업체, 재료공학부 학생자치공간 확보 공약을, 「내일」의 경우 사범대 학생자치공간 마련, ‘학교까지 11분 걸리는 사당 셔틀’ 등을 홍보했지만, 이미 해당 단과대나 학과에서 논의가 끝난 사안이거나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공약으로 지적되며 논란을 빚었다. 두 선본 모두 경쟁적으로 학생 복지를 약속하며 비현실적이거나 준비가 부족한 공약을 성급하게 내세우는 데에 급급했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제기되는 비판에 정책을 급히 수정하거나, 상대측 공약의 실현성에 대해 서로 물어뜯기를 거듭하는 모습 또한 주의 깊게 선거를 살피던 학생들을 지치게 했다.

또 이번 선거 과정에선 ‘댓글 조작’ ‘약대 포스터 부착 사건’ ‘SUB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절대 가볍지 않은 도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총학 선본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고,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에도 상당한 상처를 남겼다. 이 와중에 학생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찾기는 어려웠다.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선본 모두에 대한 깊은 실망을 토로하는 글이 여럿 게시됐다. 이러한 실망과 불신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는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두 선본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특히 당선자는 스스로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잘못과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두 선본 모두 시작부터 학우들의 요구와 의견을 대변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선거 운동 과정에서 오히려 대표기구로서의 자격에 미달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망을 안겼다. 두 선본, 특히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 책임감을 느끼고 학생들 앞에 지난 과정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모습을 보이며 신뢰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지지자와 반대자, 그리고 그사이 모든 학생의 대표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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