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선거 연기, 투표는 오늘 저녁까지

마이스누 정보 연동이 원인

이틀 간 투표 지연돼

12일 투표결과 그대로 인정

지난 12일(월) 오후 4시경,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중단됐다. 총학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자체적으로 만든 온라인 투표 프로그램 ‘UNIVOTE’에서 마이스누 계정 정보를 비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이 문제였다. 총학 온라인 투표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던 일부 단과대 학생회 선거도 함께 연기됐다. 총학 선관위는 본부와의 협의 끝에 오프라인 투표는 14일, 온라인 투표는 15일에 재개하기로 했으며 투표가 중단됐던 단과대 선거일정도 일부 조정됐다. 온·오프라인 투표는 모두 오늘(19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16일 자정 기준 투표율은 50.78%였다.

이번 선거 중단 사태의 배경엔 온라인 투표에 필요한 개인정보 제공을 둘러싼 총학과 본부의 갈등이 있다. 애초 총학 선관위는 ‘K-Voting’을 이용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총학 선관위는 온라인 투표 본인확인을 위해 본부에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 정보 제공을 요청했지만, 본부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이유로 거절했다. 전창후 학생처장(식물생산과학부)은 “외부 서버에 핸드폰 번호를 넘겨주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기에 요청한 정보를 넘겨줄 수 없었다”며 “대신 총학 선관위에 학교 서버를 통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는 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학 선관위는 본부의 안을 거절하고, 개인 개발자를 선정해 투표 프로그램 제작에 착수했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체육교육과·13)은 “본부가 관리자 계정을 소유하고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면 학생들은 선거 진행 과정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며 본부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직접 만든 온라인 투표 프로그램 ‘UNIVOTE’가 마이스누 정보를 이용하면서 온라인 투표는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마이스누 정보 이용에 대해 본부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UNIVOTE’에서 수집한 개인정보가 아마존 AWS 같은 해외 서버에 저장됐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에 정보화본부와 학생처는 12일 오후 3시 총학 선관위에 선거 중단을 요청했다. 정보화본부는 “정보화본부의 보안 검사를 받지 않았던 해외 서버가 감지돼 조사했다” 며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 때문에 마이스누 연동을 중지해야 했다”고 밝혔다. 결국 총학 선관위는 당일 오후 3시 55분경 총학의 온·오프라인 투표는 물론 이와 연동된 단과대 투표 또한 중단시켰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단과대선관위원장이나 학우들이 많은 불편함을 겪었다”며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전했다.

투표가 중단된 직후 저녁 6시 30분 경 총학 선관위는 ‘확대 단과대학생회선거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투표 재개 날짜가 번복되는 등 허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애초 온·오프라인 투표 모두 15일부터 재개하기로 했지만, 연석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강산 씨(물리천문학부·17)가 단과대선관위원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연석회의 의결 내용은 부결 처리가 됐다. 결국 오후 10시가 넘어서 총학 선관위에서 재논의를 거쳐, 선거 날짜는 다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투표는 14일에 먼저, 온라인 투표는 정보화본부의 보안 검사를 받은 뒤 본부 서버와 연동해 15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정됐다.

한편 정보화본부의 보안 검사 결과 ‘UNIVOTE’ 프로그램에 보안상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총학 선관위는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해 12일에 투표를 끝낸 학생들에게 비밀번호 변경을 권유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정보화본부는 “사설 프로그램 와 연동된 서버에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저장됐기 때문에 이미 투표한 학생들의 경우 보안 점검이 힘들다”며 “혹시 모를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비밀번호 변경을 권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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