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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학생조교 파업 일주일 째, 사후조정은 진전 없어

기사승인 2017.05.21  08: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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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월) 비학생조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비학생조교들은 고용안정 문제를 두고 본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업에 돌입해 행정관(60동) 앞에서 파업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어 16일에는 ‘서울대 비학생조교 고용보장 사회적 약속 이행 및 문재인 정부 국립대 비정규 조교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비학생조교들은 행정관 앞에서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16, 17일에는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벼룩시장도 진행했다. 본부와 비학생조교는 현재 사후조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조정위원들이 비학생조교의 임금을 8급 법인직의 90%로 삭감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본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비학생조교의 고용안정 문제는 비학생조교를 기간제법의 적용 범위로 볼 것인가에 대한 본부와 비학생조교의 견해 차이에서 시작됐다. 비학생조교들은 지난해 4월 대학노조에 가입해 “본부는 기간제법을 지켜 비학생조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본부가 비학생조교 전원의 정년보장을 약속하며 고용안정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본부가 비학생조교들의 고용 형태를 현행 총장 발령에서 기관장 발령으로 전환하고 임금을 25% 삭감할 것을 요구하며 논란은 재점화됐다.

여섯 번에 걸친 본교섭 끝에 지난달 12일 비학생조교들은 △고용 형태와 사학연금을 유지하되 임금을 삭감하는 1안 △기관장 발령으로 고용형태를 전환하되 사학연금과 임금을 유지하는 2안의 두 가지 최종요구안을 제출했으나 본부는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비학생조교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네 차례의 조정을 진행했다. 양측은 고용 형태와 사학연금을 유지할 것에 합의했으나 결국 임금을 얼마나 삭감할지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대학노조는 법인직 8급의 95%(현재 임금의 15~27% 삭감), 본부는 8급의 85%(현재 임금의 25~44% 삭감)를 제시하는 데서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해 비학생조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대학신문』 2017년 5월 15일 자)

지난 17일(수)과 18일 양일간 행정관(60동) 앞에서 '비학생조교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플리마켓'이 열렸다. 비학생조교들은 각자 집에서 가져온 다양한 물건을 팔았다.

15일에 진행된 파업 선포식에서 비학생조교들은 이번 총파업이 학교의 기간제법 위반에 따른 정당한 권리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송혜련 교육부장은 “본부가 마치 처음부터 정년보장, 생계비 지급, 총장발령을 양보했다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오랜 기간 진행된 노조의 교섭과 조정, 우정글로벌사회공헌센터(153동) 농성 끝에 얻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6일 기자회견에서 대학노조는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전국 국공립대의 비학생조교 문제에 관심을 가지라고 촉구함과 동시에 잘못된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했다. 송혜련 교육부장은 “문재인 정권의 정규직 확대 공약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일부 언론이 이 공약에 비학생조교들이 묻어가려 한다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비학생조교 고용안정 문제를 두고 우리는 작년 4월부터 계속 싸워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한 대학노조 김동욱 비상대책위원장은 “본부의 기간제법 위반이 이어진다면 민주노총의 70만 노동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연대발언을 맡은 민주노총 김욱동 부위원장은 “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을 차별하는 것이 실제 업무 공간에서 발생하는 ‘갑질’을 비롯한 신분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며 본부의 임금 삭감 요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본부는 비학생조교의 요구안에 대해 지금 당장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학생조교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경우, 직원 처우에 있어 타 무기계약직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무기계약직 직원들을 법인직원으로 전환하고 사학연금도 받도록 할 것”이라며 “그러나 비학생조교들의 요구를 따르게 되면 이에 맞춰 다른 무기계약직 직원들도 단번에 법인직원으로 전환해야 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파업으로 인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교무과는 “노동 쟁의 중 대체근로를 위한 외부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위법이기 때문에 다른 사무직원들이 나눠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학생조교는 기존 사무직원과 같은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무는 다른 사무직원이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생명과학부 사무실의 경우 다른 행정 직원들이 비학생조교의 업무를 나눠 맡고 있으며 경제학부 사무실에서는 학부생 근로장학생과 대학원생 조교가 비학생조교를 대신해 담당 업무를 접수해주거나 민원 사항을 행정실로 연결해주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길어질 경우 주요 업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백주연 씨(생명과학부·13)는 “비학생조교들이 메신저로 문의를 받아주고 있어서 아직 파업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면서도 “파업이 길어지면 다음달에 있을 발표회 준비와 같은 중요한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여름 계절학기 ‘대학영어1’ 과목의 경우 매년 졸업예정자들을 위한 추가 개설이 이뤄지는데, 대학영어 사무실에서 비학생조교가 해당 업무의 유일한 담당자였기 때문에 졸업예정자들의 초안지를 받을 수 없을 뻔 했던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학영어 사무실은 “관련 업무가 비학생조교에게만 전산상 권한이 있어 서면으로 겨우 일을 처리할 방법을 찾기는 했다”며 “그렇지만 곧 있을 계절학기 등록금 수합과 같은 업무를 비학생조교가 혼자 맡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파업은 세 차례의 조정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진행된 것이므로 비학생조교들에게 행정 공백의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백인범 사회학과 과대표(사회학과·16)는 15일에 있었던 파업 선포식에서 “이번 파업으로 인해 학내 구성원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파업은 비학생조교들이 노동자로서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본부가 비학생조교의 임금을 깎으려는 시도를 그만두고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김희곤 기자 slowstart@snu.ac.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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