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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지 않은 예술을 위해, 예술인 살리는 고용보험을 위해

기사승인 2018.07.26  17: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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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목)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선 ‘예술인 고용보험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그동안 예술인의 불안정하고 열악한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예술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새 예술정책 수립 TF’의 복지분과가 주관한 예술현장 간담회를 통해 예술인 고용보험 도입방안을 구체화했으나 도입과 시행까진 준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엔 고용보험 도입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발제자 서우석 교수(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외에 각종 예술단체 대표자와 문체부 정책관 등 총 7명이 패널로 참여했다.

예술인들은 일반 노동자들에 비해 근로 환경이 열악하며 사회적으로 보장받기도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중 정규직은 4.1%에 불과한 반면, 근로관계에 적용받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80%를 차지한다. 또한 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25.1%로, 일반 임금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인 68.8%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서우석 교수는 “갑작스레 일이 중단되기도 하는 등 예술인이라는 직업은 고용의 불안정성이 어느 직종보다 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취약한 상태”라며 예술인 복지정책 확충이 필요함을 상기시켰다.

이어지는 토론에선 예술인 고용보험 도입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를 짚었다. 우선 패널들은 예술인 스스로가 예술인임을 증명하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사무국장은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자신이 예술인으로 활동함을 증명해야 하지만 그 활동증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우석 교수는 “정부가 예술인 활동증명의 기준을 완화할 수 있다”며 “예술 활동 계약을 예술 활동의 증명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해주는 방안이 있다”고 예술인 활동증명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패널들은 사회에서 예술인이라는 직종이 다른 노동과 달리 특수한 직종으로 여겨진다는 점을 예술인 고용보험 도입의 또 다른 장애요소로 꼽았다. 문화예술노동연대 현린 공동대표는 “예술계 노동의 특수성만을 바라보며 한계를 지정하기보단 예술계 노동 역시 일반 노동의 일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일반 노동과 같이 예술계의 노동에서도 고용보험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토론회에선 보험가입 대상 보수의 하한액과 상한액의 필요성 유무,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방안 마련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현린 공동대표는 “보험가입 대상 보수의 하한액을 정할 것이 아니라 그런 하한액을 받는 사람들의 임금 최저기준을 높일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며 “하한액과 상한액을 고려하는 것은 고용보험 도입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혜원 교수(한국교원대 교육정책과)는 “매우 낮은 보수를 받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금액의 보험금을 받게 되기 때문에 하한액을 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선 보험료 부담 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제시됐다. 미디액트 장은경 사무국장은 “정부 자금을 최우선으로 확보해 예술인 사업주가 부담하는 보험료를 지원해줘야 한다”며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상주 사무국장도 “고용관계에 따라 고용주를 여럿으로 분류하고 보험료 납부의 의무를 나눠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술인 고용보험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선 각계각층의 지원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엔 모두 입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역할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박상주 사무국장은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를 도입한 정부는 정책자금 지원 등으로 제도의 정착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은경 사무국장은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 사무국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 이에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은 “2019년엔 ‘공공부문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 가이드라인’등을 작성하고 배포할 것”이라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고용보험 관련 사항들에 대한 관리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부 외 조직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김혜원 교수는 “계약관계가 복잡해 보험료 책정 및 관리가 힘들다는 것이 예술인보험 도입의 어려움”이라며 “행정, 회계, 법률 측면에서 예술인을 지원해주는 벨기에의 프리랜서 협동조합 ‘스마트’와 같이 계약 관련 전문 단체들이 한국에도 생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에선 현장의 예술인을 위한 현실적인 고용보험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활발한 논의를 펼쳤다. 이를 시작으로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태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포함해 앞으로 예술 분야별 현장의 의견수렴을 거쳐나갈 것”이라며 “예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고용보험 적용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정부와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예술인 고용보험의 완전한 도입과 정착을 비롯한 올바른 예술인 복지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장한이 기자 hanyi0201@snu.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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